
효과가 있는 것에서 시작하자. 그중 일부는 실제로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도구 이야기를 꺼내기 전에, 그 도구가 존재하는 이유인 한 사람을 먼저 떠올려 보자. 그녀의 시간으로 새벽 두 시가 조금 넘었고, 그녀는 차단 대기열을 처리하는 중이다. 그녀는 합성 인물이다. 내가 일했던 여러 커뮤니티에서 알고 지낸 십여 명의 운영자를 조합해 만들었다. 하지만 이 장면에 지어낸 것은 하나도 없다. 이 장면은 인터넷의 모든 대형 열린 방에서, 어떤 변주로든, 매일 밤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옮긴이 주: 카카오톡 오픈채팅의 운영자들에게도 그대로 익숙할 풍경이다). 대기열에 쌓인 것은 봇이 스스로 판단하지 못한 건들이다. 필터가 표시는 했지만 자동 차단하지는 않은 40여 개의 계정. 항목마다 썸네일 하나, 핸들 하나, 입장 시각, 그리고 첫 메시지가 붙어 있다. 그녀는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보면 무성의하다고 여길 속도로 대기열을 훑어 나간다. 이건 입장 9초 만에 링크를 올린 신규 계정. 삭제, 고민할 것도 없다. 이건 플러드 카운터에 걸린 계정. 삭제. 이건 다른 방의 험한 밤 덕에 공유 차단 목록에 오른 계정. 핸들을 다 읽기도 전에 삭제. 그러다 그녀의 손이 멈춘다. 다음 계정이 또 '그놈'이기 때문이다. 같은 계정은 아니다. 계정도 새것이고, 이름도 새것이고, 사진도 다른 사람에게서 훔친 다른 얼굴이다. 하지만 첫 메시지에는 몇 달째 봐 온 것과 똑같은 꼴이 있다. 똑같이 따뜻하고, 참을성 있고, 살짝 지나치게 친절한 첫수. 그녀는 이 행위자를 하도 여러 번 차단해서, 계단을 오르는 식구의 발소리를 알아채듯 그를 알아본다. 그녀는 계정을 차단한다. '그놈'을 차단하지는 못한다. 차단할 그놈이란 시스템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존재하는 것은 계정뿐이고, 그에게는 계정이 더 있다. 그녀도 안다. 그래도 차단하고, 대기열을 닫고, 잠자리에 든다. 그리고 그녀가 깨어날 때쯤 대기열은 다시 차 있다. 그녀는 이 일로 돈을 받지 않는다. 이 장에 등장하는 누구도 이 일로 많은 돈을 받지 못한다. 고전적 정전(正典), 곧 이 장이 살펴볼 모든 봇과 필터와 목록은, 결국 그 여성에게 잠을 조금이라도 돌려주려는 시도다.
고전적 방어가 이미 갈 길을 다 갔다는 것이 책 전체의 주장인 만큼, 이런 책에서 고전적 방어를 박물관 유물처럼 다루는 것은 유행에 가깝다. 예스럽고, 선의는 있었으나, 어차피 망할 운명이었다는 식이다. 그 프레임은 불공정할 뿐 아니라 분석적으로도 게으르다. 크립토 이전 시대에 태어나 크립토 시대에 성숙한 모더레이션(moderation) 봇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수백만 개의 방에서 돌아가고 있고, 여전히 어마어마한 양의 쓰레기를 걸러내고 있다. 그것들은 작동을 멈춘 것이 아니다. '위협과 함께 확장되기'를 멈췄을 뿐이다. 이것은 전혀 다른, 훨씬 구체적인 종류의 실패이고, 그것들이 지금도 얼마나 많은 일을 해내는지 먼저 진지하게 받아들여야만 이해할 수 있는 실패다.
이 장에서 다루는 내용
- 분포, 그리고 정전이 장악한 절반
- 2026년의 정전: 로즈, 콤봇, 그룹헬프, 실디, 챗키퍼
- 기본 장치들, 그리고 각각이 정확히 무엇을 막는가
- 위험 적응형 캡차: 정전 최고의 아이디어
- 연합: 평판의 공유, 그리고 올바른 아이디어의 첫 윤곽
- 플랫폼 자신이 보태는 것, 그리고 그것이 평결을 바꾸지 못하는 이유
- 천장을 있는 그대로 말하면
이 장에서 설명하는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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